여성이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는 물론 글로벌 헤지펀드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투자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헤지펀드 매니저는 남성보다 위험을 덜 감수하고 운용액이 적어 투자 포지션을 손쉽게 전환할 수 있는 게 강점이 됐다는 지적이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세무회계감사 기업인 로스스타인카스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6월 말까지 6년 반 동안 여성 소유이거나 여성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6%로 같은 기간 S&P500지수 연평균 상승폭인 4.2%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헤지펀드 수익률을 반영하는 HFRX글로벌헤지펀드지수는 연평균 1% 넘게 하락했다.

켈리 이스터링 로스스타인카스 파트너는 헤지펀드업계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크게 2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여성 헤지펀드 매니저는 남성보다 위험을 덜 감수한다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과도한 확신을 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수익을 낸다는 설명이다.

이스터링은 여성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의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강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펀드 규모가 작아 투자포지션을 전환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스터링은 "여성 매니저들은 더 민첩하게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헤지펀드업계에서 고위직에 오른 여성은 아직 많지 않다. 로스스타인카스가 이번에 조사 대상으로 삼은 헤지펀드 가운데 여성이 CIO(최고투자책임자)로 있는 곳은 22.5%에 불과했고 여성 CEO(최고경영자)가 있는 곳은 17.2%에 그쳤다.

한편 WP는 로스스타인카스가 지난해 이와 비슷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던 것처럼 최근 여성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탁월한 능력을 입증하는 보고서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는 2011년 낸 보고서에서 2011년 3월까지 5년간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가 보유한 헤지펀드의 누적 수익률이 82.4%로 일반 헤지펀드의 51%를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또 2010년 나온 한 보고서는 2000-09년의 헤지펀드리서치 자료를 근거로 여성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이 9.1%로 시장 평균치인 5.8%를 앞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