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넷 검색 1위에 허진씨가 올랐네요.
왠일인가 싶어서 봤더니
허진 20년 무수입 고백 "연예인 일 없으면 거지랑 같아... 극단적인 생각까지"
란 기사가 떴네요!!
젊은분들은 잘 모르시겠지요..
한때 잘나가던 탤런트였습니다.
톱스타는 아니여도 조연급에서는 A급으로
지금의 선우용녀, 사미자, 고두심 정도급 보시면 될꺼예요...
이분의 이력을 한 번 검색해 봤습니다.
올해 나이 만 63세.
20대 초반에 탤런트로 데뷔해 20년동안 활발히 활동하다가
40대초반부터 현재까지 20년을 놀았군요...
제가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허진씨의 사례가 남의 일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또한 잘나가던 직장을 때려치고
전업에 뛰어들어 2년 넘게 무수입으로 놀았습니다.
깡통찬뒤 작은회사에 두번의 재취업을 했으나
두번 모두 열악한 회사 사정으로 2~3개월 다니다가
본의아니게 그만두게 됐고...
주식에서 다시 길을 찾겠다고 지난해 9~10월 경 부터
다시는 하지 않겠다던 주식에 도전.
200만원을 갖고 데이트페이딩을 하게 됩니다.
그뒤 올해 1월까지 계좌는 반토막이 넘게 나면서
계좌에 70만원 정도 남게되고...
허탈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구요..
지난 2년의 세월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것 같은 그런 삶.
아마도 직장잃고 깡통차고 가정생활은 피폐해지고
겪어보신 분들은 공감이 가리라 생각됩니다.
반미친사람처럼 되고, 자신감은 바닥이고, 웃을 일도 별로 없고...
다시 허진씨 얘기로 돌아와서..
2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까지는 정말 열심히 살았던 연기자였습니다.
수입도 많았구요..
그런데, 40대 초반부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삶의 내리막길이 시작됩니다.
본인은 그러한 내리막길이 20년간이나 지속되리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겠지요...
만약 그걸 알았다면
좀 모양빠지더라도 비중이 약한 단역이라도 하면서,
아니면 대학 연극영화과 출신이니까
연기학원 강사라도 하면서 생계는 이어가실 수 있었을덴테요...
연기자에게 40대~60대는 황금기입니다.
20대~30대가 패기와 열정으로 일했다면
40대~60대는 노련함과 원숙미로서 필요한 역할을 하겠지요.
저 또한 20대~30대까지는 남못지 않게 열심히 살았습니다.
뒤돌아보면 어떻게 저렇게 살았을까 싶을 정도의 열정이 있었지요.
그런데, 40대 초반을 넘어서면서 너무 일찍 쉬고 싶어졌구요..ㅋ~
결국 어찌저찌해서 2년여를 놀았습니다.
지금은 아시다시피 건설일용직을 하는데 나름 만족합니다.
2월에 일하러 내려올 때 월 수입 200만원만 되면 좋겠다란 생각을 했는데...
실제 일하고보니 최소 200만원이고, 이번달에는 250만원 정도 찍구요..
일이 더 많아지면 300만원도 가능합니다.
일당도 한도는 있지만 연차가 쌓이면 조금씩 올라가구요...
1년 넘으면 퇴직금도 쌓이고, 건설공제란 것도 별도로 있어서
나중에 타먹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지난 2년간 놀았던데는
나름 잘나갔던 지난 시절과 비교하는 심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울증과 자신감 하락도 있었겠구요..
1년만 더 일찍 이 일을 시작했더라면
더 빨리 생활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을꺼예요..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들은 제가 지금 건설일용직하는 걸 전혀 모릅니다.
안다면 많이 놀라면서 안타까워하겠지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실의에 빠져서 20년을 놀았다면...
ㅋ~ 좀 과장된 이야기 같지요?
저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2년씩 놀게 될줄은 몰랐어요...
어쨌든 주식으로 실의에 빠져서
쉬고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과거에 잘나갔던 시절은 뒤로 돌리시고
다시끔 바닥에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땀흘리는 일을 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짜징면 배달만 해도 한달에 200만원은 번다고 하구요..
지금 제가 하는 건설일용직도 한달에 200만원은 넘게 법니다.
200만원이 적다구요...
물론 적지요..
저도 한달 생활비가 300만원 이상입니다...
그런데, 적건 많건 꾸준히 들어오는 수입은
무시하지 못합니다.
앞으로 20년뒤를 생각합니다.
40대 중반이 되고보니
60대 중반이 금방올꺼란 생각이네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그 20년의 시간 뿐 아니라, 그뒤 20년, 60대~80대의 노후도
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일을 하긴 해야겠는데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시는 분들은
일을 고르지 마시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일을 시작하세요..
대부분 이전에 잘나가셨던 분들은
자신에게 들어오는 재취업 제의가 별로 맘에 드시지 않을꺼예요..
일의 내용도 그렇고, 보수도 그렇고...
하지만 일은 금액적인 것 이상의 플러스 요인들이 있고,
반대로 노는 것은 금액적 손실 이상의 마이너스 요인이 있습니다.
이상은 놀고나서 몸소 깨친 것들인데요...
안좋은건 직접 겪어보실 필요가 전혀 없어요...
어제 저녁 집에 돌아와 잘 자고...
아침에 일찍 눈을 떠서 녹차 한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글을 써봅니다.
모두들 힘내시구요...
성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