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말 생초보딜러님, 차떼기몰빵님의 글에 자극받아 지난번 글(수업료)에 이어지는 글이다.
지난번 글에서는 이 바닥에선 누구나 자신이 가진만큼 수업료를 가져다 바쳐야
비로소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는 공평하고도 살벌한 구조와 룰에 대해 말했었는데
오늘은 느끼게되는 그 무언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겠다.
즉 누구나 다 내는 수업료가 대체 무엇에 대한, 무엇을 위한 수업료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흔히들 착각하는게 시장에 매일같이 돈과 시간과 노력을 수업료로 가져다 바치며
자신 스스로는 이 수업료가 '돈을 버는 방법'을 깨닫기 위한 수업료라 굳게 믿으며
수업료헌납을 자신의 실력향상을 위한 일종의 투자행위로 애써 자위해보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이는 일부에게만 결과적으로만 맞는 말이 될뿐 대부분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이유는 수업료를 평생 헌납하고도 시장생리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버는 방법을 깨닫지 못하는게 현실이니까.
예로 든 타짜 영화의 위 세명의 인물들도 자신의 가진것을 모두 수업료로 가져다 바쳤지만
결국 고니만 무언가를 깨우쳤고 나머지 두분은 애석하게도 영화가 끝날때까지
호구를 못벗어났으니 적어도 그때까지는 시장에 가져다 바치는 수업료는 돈버는 방법에 대한 수업료라 말할수 없다.
고니도 수업료라고 판단되는 돈과 시간을 날리는 동안에는 돈 버는 방법에 대해 아무것도 깨달은 게 없다.
단지 주구장창 잃기만 했을뿐이다.
사실 자신이 계속 잃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이것을 시장에 내는 수업료라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도
많은 사람들에게선 좀처럼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 가진 것 모두 탈탈 터는 것도 모자라 가족돈까지 털어 바친 고니의 수업료는 대체 무엇을 위한 수업료였을까
결과적으로는 타짜되는 밑거름이 되었으니 그게 돈버는 비결에 대한 정당한 수업료라고도 생각할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그것은 바로 '자신이 특별한 운명을 타고난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라는 것 깨닫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한다.
있는거 없는거 모두 탈탈 털어 다 잃어봐야 비로소 자신을 똑바로 보게되는 정말 미련한 존재가 바로 우리이며 인간인것이다.
자신의 미련함, 미천함, 평범함을 비싼 수업료를 들여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생각이 바뀌며 자신도 바꿀수가 있다고 본다.
미천하고도 평범한 자신을 인정해야지만 자신의 경험만 믿는게 아니라 비로소 남의 경험 즉 간접경험을 마치 나의 경험처럼
귀기울이게 되는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고니가 모든걸 다 잃었을때 자신의 실력은 시장에서 전혀 승산이 없다는 지극히 평범한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면
아마 평생을 호구 도박중독자로 살았을것이다.
고니가 승산없다는걸 알았을때 도박을 즉각 중단하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 독기품으며 배우기위해 물불안가렸던 사실은 바라보지 않고
운좋게 평경장같은 전국 탑클래스 실력자를 우연찮게 만나 문하생이 되었다는 극적인 사실만을 바라본다면
그저 나에게도 그런 기적같은 운명같은 일만 일어나길 미련하게 기대할뿐 진짜 수업료의 진정한 의미를 놓치며 허송세월만하게 된다고 본다
자신이 평범하다는 사실은 감당하지못할 수업료를 내어서 벼랑끝에 내몰리게되면, 혹은 적어도 죽기직전에는 누구나 알게되는 것이다.
이 깨달음을 얻었을때 옳바르고 현명한 대처는 승산없는 시장을 즉각 떠나거나 죽기살기로 실력을 키워 상위 톱클래스가 되기위해 또 한번 도박을 해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마저도 판단이 빨라야 하며 목표를 명확하고 분명히 해야한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고난 후에는 자신을 겸손하게 바로볼 줄 알기때문에 무모한 행동을 하지않게되므로 추가적인 '돈을 벌기위한 수업료'는 거의 들지 않는게 보통이며 정상이라고 본다.
우왕~~ 글자들이 움직이는군요...갈차주삼~~ ^^&